시작하며
얼마전 첫째 아들의 학교에서 직업 소개를 해주실 학부모를 찾는다는 가정 통신문을 받았습니다. 학교 선생님들도 뵐 겸해서 덜컥 신청을 하였습니다. 늘 고객 앞에서 발표하는 것이 일이긴 하지만 학생들에게 설명하기란 대략 난감하였습니다. 고민 끝에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시거나 학생들에게 IT를 설명하실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제 스토리를 공유합니다.
베틀그라운드로 시작하다
아래 사진을 한 장 띄우고 무엇인지 물어보면 초등학교 고학년이라면 누구나 아는 베틀그라운드입니다. 베틀그라운드는 100명의 온라인 접속자들이 마지막 한 명이 남을 때까지 전투를 벌여서 승자를 가리는 게임으로 현재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베틀그라운드의 가장 재미있는 요소는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사람들이 인터넷의 한 공간에 모여서 전투를 벌이는 MMORPG (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 Massive 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라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MMPRPG 슈팅게임이 있었지만, 베틀그라운드처럼 100명이 동시에 게임을 즐길수는 없었습니다.
우리가 베틀그라운드를 하기까지
왜 재미 있는 지를 물어보면, 모두가 인터넷에 접속해서 총을 쏘니까 재미있다라고 합니다. 인터넷으로 연결된 상황을 바탕으로 흥미를 유발하면서 필수적인 요소들을 이해시킵니다. 스마트폰, 인터넷 또는 네트워크, 그리고 데이터센터 라는 세 가지입니다.
"우리가 베틀그라운드를 하기까지 무엇이 필요할까요?" 라는 질문과 함께 칠판에 그림을 그려봅니다. 단말과 베틀그라운드 서버까지 사이에 무엇이 있을 지를 서로 추측해 봅니다.
- 베틀그라운드 서버는 어디에 있을까요? (한국의 데이타센터)
- 스마트폰과 PC는 인터넷에 어떻게 접속되나요? (무선 또는 랜선)
- 인터넷 연결할려면 어디에 전화를 걸어야 하나요? (KT, LGU+, SKBB)
- 아파트나 집에서 벗어나 모이는 KT 전화국으로는 어떻게 갈까요? (광케이블 또는 전화선)
- 전화국에서 데이터센터까지 연결하는 데는 많은 장비들이 필요합니다. (라우터, 스위치, DWDM)
- 데이터 센터에도 많은 장비가 있습니다. (스토리지, 서버)
- 게임이 해커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장비들도 있습니다. (방화벽)
- 네트워크 엔지니어
- 서버 엔지니어
- 관리자
- IT 기획
- 시스템 엔지니어
- 데이타베이스 관리자 등
- 하드웨어 개발자 (서버, 네트워크 장비)
- 기획자 (게임, 소 및 하드웨어 기획)
- 마케터 (게임,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 영업 (게임,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발표하시는 분의 경험에 따라 어린시절 사용했던 컴퓨터를 설명해 줍니다. 대우 아이큐 1000, 2000, 3000 시리즈 ,애플 매킨토시 시리즈도 상관없습니다.
저는 남들이 하드디스크도 없는 컴퓨터를 이용할 때 무려 40Mbps의 하드디스크를 장착한 286 컴퓨터를 쓰던 기억을 떠올려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또한, 5.25인치 플로피 디스크에서 3.5인치 플로피디스크의 혁신이 얼마나 충격적이였는 지, 무려 1.2Mbyte의 데이타를 저장할 수 있었던 경험도
직장은 어디이고 내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
이제 자신의 직업과 하는 일을 재미있게 설명합니다. 아이들이 호기심을 가질만한 내용을 위주로 이야기합니다. 이 부분은 정직할 수록 재미가 반감되며 호기심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좀 뻥도 적당히 호기심을 유발하도록 해야 합니다.
뻥이요.... 뻥이요...
어떤 사람들이 IT 엔지니어의 소질을 가질 수 있을까
어차피 직업소개는 "기승전-공부"입니다. 저는 이런 방법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 베틀그라운드가 안될 때 컴퓨터 본체 뚜껑을 열어본 사람?
너희들은 이미 엔지니어다.
부모님을 부르지않고 스스로 해결하려는 노력, 네이버에게 물어보고 그대로 시도해보려는 도전 정신
엔지니어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이다.
- 혹시 해결도 해 본적이 있는 사람
너희들은 이미 수준급 엔지니어의 길에 접어들었다.
멈추지 말고 그렇게 하나 둘씩 배워 나가라 - 혹시 최신 컴퓨터나 최신 스마트폰을 보면 흥분되고 자세히 알고 싶어지는 사람
너희들은 이미 엔지니어로 성장해 가는 중이다.
엔지니어는 호기심이 생명이다.
- 영어가 필요하다
엔지니어들은 최신 기술을 공부해야 하므로 번역되기 전에 공부를 끝내야 한다. 최신 기술들은 미국이나 유럽에서 많이 만들어지고 궁금할 때 물어보려면 영어가 필요하다. - 궁금한 것이나 고칠 것이 있다면 직접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보자
궁금한 것을 스스로 찾아서 해결하는 습관을 들이지 않으면 엔지니어가 문제에 부딪혔을 때 당황하게 된다. - IT 나 과학관련 서적을 읽어보라
이런 책들이 재미가 있어야 나중에 기술서적을 읽을 때도 재미있다.
제가 프리젠테이션을 마무리지을 때 Q&A 장표보다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길 무엇인가로 마무리 짓는 습관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야기를 정리한다는 생각보다는 이제 꿈을 꾸는 아이들에게 전혀주는 이야기가 좋습니다. 저는 아래 장표를 선택하였습니다.
예를들면, IT 엔지니어가 되어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여행하고 싶다던가 IT 엔지니어가 되어 항상 최신 기기들을 직접 만져보고 고쳐보고 싶다던가 일 것입니다.
마치며
50여명이 넘는 학생들에게 이야기를 한 후 마지막에 질문을 던졌습니다. "아저씨 이야기를 들어보니 IT엔지니어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 답변은 여러분의 상상에 맡깁니다.
라인하트 유씨누스 (CCIEV #18487)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ucwana@gmail.com (라인하트의 구글 이메일)
http://twitter.com/nexpertnet (넥스퍼트 블로그의 트위터, 최신 업데이트 정보 및 공지 사항)
http://groups.google.com/group/cciev (시스코 UC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모인 구글 구룹스)
http://groups.google.com/group/ucforum (UC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모인 구글 구룹스)
세상을 이롭게 하는 기술을 지향합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