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칼럼] 시스템 엔지니어의 길을 묻다 - 8. 아직 오지 않은 당신의 전성기를 위하여
글 싣는 순서
1. SE의 길을 묻다
2. 10년 경력의 UC SE
3. 좋은 선배 엔지니어의 몇 가지 실수
4. 엔지니어는 누구인가
6. 전설의 엔지니어를 찾습니다
7. 전문가로 성장하는 시간의 비밀
8. 아직 오지 않은 당신의 전성기를 위하여
9. 언제까지 엔지니어를 할 수 있을까
10. 조언의 가치
시작하며
여름휴가와 출장, 그리고 크고 작은 주변의 변화로 인해 포스팅이 늦어졌습니다. 급하게 날로먹는 간단한 글을 포스팅하려다가 시작한 글이 장황하게 늘어져 버렸습니다.
이번 글의 주제는 저마다 가지고 있는 개똥철학(?)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내용이라 다소 따분한 내용이라 생각됩니다.
당신의 전성기는 언제일까요?
우리가 한 두번은 그려본 인생 그래프는 삶의 궤적을 굴곡지거나 완만하게 그리더라도 마지막 부분에서는 주로 상승곡선을 그립니다. 아마도 "나의 미래는 지금보다 더 나을 것이다"라거나 "나의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미래는 지금보다 나빠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하면 왠지 서글퍼집니다. -,-:?
직장동료들과 술 한 잔하거나 커피 한 잔 하다 보면 스스로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사람들은 현재의 자신보다는 과거의 특정 시절의 자신을 주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000년대 초반의 IT 버블시기이거나, 대학교 입학 시절이거나, 또는 고등학교 시절이거나, 취업 후 승승장구하던 시절의 자신의 빛나는 모습이나 스스로가 자랑스러운 모습을 그려냅니다. 자주 언급한다는 것은 그 시절이 그리운 것이고 그시절의 자신의 모습이 남들이 보기에는 찌질해 보여도 스스로에게 자랑스러운 시기입니다. 삶이 주위로 확장되는 전성기는 스스로 자주 언급하는 시기가 아닐까요? 말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므로 자주 생각하게 되는 시기는 자신의 가장 빛나는 시기라 생각합니다.
전제가 틀리다고 생각하는 분들과 다투지 않기 위해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두겠습니다. ^^ 가족이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눌때는 당연히 그들과 함께 하던 시기로 되돌아 가서 빛나던 슬프던 함께 공유하겠지만, 직장동료들과는 고통의 순간 보다는 자신의 빛나는 시기로 되돌아 갈것입니다. 또한, 각자 생각하는 전성기의 기준은 모두 다릅니다.^^ 누군가는 돈이 많이 벌던 시절이, 누군가는 일을 열심히 하던 시절이, 누군가는 이성친구가 끊이지 않았던 시절이, 누군가는 덕질을 하는 시절이...
인생의 전성기를 말씀하시는 분들은 나이가 많던 시절보다는 젊은 시절을, 모든 것을 이룬 때보다는 이루고 있던 시기를 말합니다. 아마도 전성기는 생각보다 더 이른 경우이며 결과라기 보다는 과정입니다.
전성기에 대한 가치관은 접어두고 엔지니어 입장에서 전성기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엔지니어의 전성기 - 식지 않은 열정과 식어버린 열정의 추억
엔지니어로써의 전성기는 언제일까요? 좋은 직장을 다니는 시기, 연봉이 높은 시기, 사회적인 성취를 이룬 시기 등으로 각자의 생각이 다를 것입니다. 엔지니어의 입장에서 전성기를 정의하는 것은 어렵지만 전성기를 중심으로 다가가는 사람과 지나가는 사람은 확연한 차이가 드러납니다. 전성기를 향해 다가가는 엔지니어은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하여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전성기가 지나간 엔지니어는 차갑게 식어가는 열정을 가지고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식어버린 열정을 추억합니다. 전성기에 대한 정의와 성과보다는 향해가는 과정에 집중하면 새로운 것들이 보입니다.
열정적인 엔지니어들은 현재 공부하는 기술이나 업무들, 그리고 현실이 될 가까운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좋은 아빠되기, 육아, 현재 공부하는 자격증, 미래를 위해 투자해야 할 기술, 새로운 IT 분야 등 궁금한 것도 많고 변화에 대한 대응 전략에 대한 고민도 많습니다. 반면 열정이 적고 지친 엔지니어들은 미래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자신의 과거 경험과 영광을 주로 이야기하고, 새로운 기술이나 변화, 업무에 대해서는 둔감합니다.
열정은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
"나의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라 믿는 엔지니어는 완만하던 급하던 상승추세에 있는 사람입니다. 전성기를 향해가는 엔지니어들은 어제와는 다른 오늘을 살고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합니다. 지금의 열정을바탕으로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합니다.
어제와 같은 오늘을 살면서 다른 내일을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 초기증세이다
Insanity is doing the same thing over and
over again and expecting different results
- 알버트 아인슈타인 (Albert Einstein)
엔지니어의 식지 않은 열정은 새로운 기술과 지식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에서 시작합니다. 매년마다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 업그레이드 제품이나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공부를 게을리 할 수 없습니다. 엔지니어는 많은 시간을 교육받거나 스스로 공부하는 데 투자할 수 밖에 없습니다. 새로운 기술과 지식은 고객의 니즈를 수용하는 아이디와 솔루션 개발의 밑거름이 됩니다.
아마도 엔지니어의 삶은 열정이 식을 수 없는 세계입니다. 한 때 뛰어난 결과를 만들어 회사에 기여를 하거나 개인적인 큰 성취를 이룬 엔지니어도 열정이 식어버리면 이룬 성과는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리는 듯합니다. 신기술을 예를 들어 보면, ATM 분야의 전문가가 그 다음 오는 IP 분야에서도 전문가가 되거나 큰 성취를 이루기 위해서는 엄청난 열정을 발휘해야 합니다. TDM 전문가가 새로운 VoIP 분야에서도 같은 수준의 전문가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이런 업무 패턴이 엔지니어에게 식지 않은 열정과 변화를 수용하는 환경을 만들었을 것입니다. 오랜 엔지니어 생활이 몸에 베인 분들은 항상 새로운 변화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항상 발전시키는 데 익숙합니다.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는 엔지니어들은 알바트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어제와 같은 오늘을 살지 않을 것입니다.
열심히 하기 보다는 꾸준히 할 수 있는 열정
"나의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라고 말하는 엔지니어는 한 순간의 뜨거운 열정을 불태우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열정이 식지않도록 관리합니다. 전성기를 향해 다가가는 상승 추세가 한 풀 꺽이는 순간은 뜨거운 열정이 식어가면서 하락 추세로 되돌아 가는 지점입니다.
뜨거운 열정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열정이다
- 마크 주커버그
마크 동생의 말대로 뜨거운 열정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열정입니다. 엔지니어의 인생은 길기 때문에 지금의 뜨거운 열정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불태울수 있는 열정입니다. 열정이 차갑게 식어 버리면 자신의 엔지니어로써의 전성기는 지나간 것입니다. 열정이 식지 않도록 관리한다면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고 지속적으로 상승 추세에 있게 됩니다.
저는 엔지니어로써의 열정이 식거나 또는 뜨뜨미지근해진다고 생각되면 이 말을 떠올립니다. "뜨거운 열정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열정이다"
열정이 발산하는 제대로된 방향
열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니 가장 이상적인 엔지니어는 뜨겁고 지치지 않는 열정을 가진 엔지니어입니다. 다시말해 식지않은 열정을 가진 엔지니어가 꾸준히 자신의 전성기를 향해 나아갑니다. 가끔 열심히하지만 결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다면 아마도 엉뚱한 산을 오르고 있다고 생각해 볼필요가 있습니다. 모두들 열심히 살아 가는 세상이지만 우리는 각자가 보고싶은 현실만을 보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
Men willingly believe what they wish to believe
- 율리우스 카이사르 (Julius Caesar)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읽으면서 되뇌이게 되는 말입니다. 로마가 제국으로 성장한 후 공화정에서 제정으로 넘어가는 과도기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현실 인식을 표현할 때 주로 사용했습니다. 공화정이라 믿는 원로원의 의원들과 제정이라 믿는 원로원의 의원들은 서로 다른 현실인식으로 서로 다른 행동을 하게 됩니다. 결국 과도기에 의원들은 자기고 믿고 싶은 현실만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요즘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타임라인에는 제가 보고싶거나 관심있는 내용들이 주로 표시됩니다. 각자가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보도록 강제하는 시스템 속에 살고 있으므로 항상 이 말을 되뇌이게 됩니다. 자신의 열정의 방향이 맞는 지 아닌 지를 자주 생각해 보아야 겠습니다.
마치며 - 식어버린 열정을 추억하기 시작할 때
정리하면 "정확한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식지않는 열정을 가진 엔지니어는 아직 오지 않은 전성기를 향해 나아간다" 입니다. 열정은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되므로 더 나은 미래인 전성기를 향해 움직입니다.
하지만 본인의 열정 여부를 떠나 외부의 환경요인인 현실의 문제는 만만하지 않습니다. 평생 고용을 보장하는 회사가 거의 다 사라졌고, IT 업계는 사오정이나 오륙도가 익숙합니다. 제 주위의 엔지니어들의 평균 연령은 40대입니다. 40대 엔지니어들과의 술자리에서 가끔 안주거리로 회자되는 이야기는 "엔지니어로 언제까지 일을 할 수 있을까?"입니다. 주위에 나이 50를 넘긴 엔지니어가 많지 않고, 잦은 구조 조정과 경기침제가 계속되기 때문입니다. 농담삼아 통일만 되면 IT업계는 인력부족으로 평생 일을 해야 한다고 자조합니다. ^^
"엔지니어는 나이가 많으면 않된다"라는 관념에서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엔지니어로써의 열정이 식어 버리면 않된다"라는 관념에서 답을 찾고 싶기에 열정에 대한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 은퇴 시기는 물리적 나이가 아닌 열정의 유무로 결정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열정은 보이지가 않아서 크기를 알 수 없을 수도 있지만 본인이 잘 알고 있습니다. 엔지니어의 생활을 그만두어야 할 때는 식어버린 열정을 추억하기 위해 특정한 시절을 떠올리기 시작할 때입니다. 나이가 많아서도 인맥 관리가 부족해서도가 아닌 열정이 식어 버렸기 때문에 그만두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도 머리 희끗한 오륙십대의 나이 많은 열정적인 엔지니어들이 많아지길 기대합니다.
여담
이번 글은 먼가 4-5% 부족해 보입니다. 고쳐볼려고 해도 쉽지 않습니다. 이야기의 흐름이 중요하지 오타가 중요하겠습니까? ㅋㅋ
라인하트 유씨누스(UCnus) (CCIEV #184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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