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 칼럼

[UC 칼럼] 스마트워크는 없다 - 1. 사무실의 소중함을 알다

라인하트 2015. 7. 13. 18:38

글 싣는 순서

1. 사무실의 소중함을 알다

2. 재택근무자가 아닌 함께 일하는 동료의 시선으로    

3. 스마트워크@시스코, 3조원의 이익  

4. 돈이 되는 스마트워크 

5. 그 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6. 포스트 PC 시대의 스마트워크 
7. 하루 8시간을 일한다는 의미

7. 21세기 정보 전쟁, 어떻게 협업할 것인가?

8. 스마트워크는 무엇일까?

9. Doing Both, 일과 삶의 조화



연재를 시작하며
이번 연재는 처음엔 한국에서 스마트워크가 않되는 이유를 나열하는 방식으로 정리하다가 접었습니다. 스마트워크가 불가능한 기업의 IT 구조를 언급하기 위해 어처구니없는 보안 정책,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 사외에서 접속 불가능한 인트라넷과 회사를 믿지않는 직원들까지 등등을 언급하면서 정리하였지만 공허한 이야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얼마전부터 필자와 지인들이 스마크워크의 꽃인 재택근무를 하다보니 미쳐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점과 입장이 생기며서 이야기 구조를 바꿨습니다.


이번 글은 무작정 재택근무를 시작하게 되면서 발생되는 문제점과 소소한 체험을 에피소드 위주로 정리하겠습니다. 재택근무에 대한 기술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문제도 같이 논의하겠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이번 연재는 예고없이 줄거리와 순서가 바뀔수 있으며, 넥스퍼트의 편집의도와 다를 수 있습니다. ^^



재택근무를 결정하고 준비하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회사는 최신 협업 기술과 관련된 IT 기술을 업무에 적용할 뿐만 아니라 재택근무가 어느 정도 정착되어 있습니다. 많은 직원들의 매니저가 싱가폴 또는 미국에 있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 매니저와 떨어져 있는 것이 익숙합니다.   


재택근무는 기업에서 충분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직원들이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다면, 직원들은 사무실 근무와 동일한 또는 그이상의 업무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매니저와 상의 후에 매주 화요일 주 1회 재택근무를 하기로 결정하였으며, 본인의 경험과 업무 일정에 따라 나중에 주 2회까지 늘리기로 했습니다. 


재택근무를 위해 따로 준비한 장비는 없고 늘 이동 근무중에 사용하는 기기들만을 챙겼습니다. 준비한 기기는 노트북 (맥북), 스마트폰 (아이폰 6), 블루투스 이어셋 (플래트로닉스) 입니다. 협업 솔루션도 늘 사용하던 것이므로 따로 준비하거나 IT에 요청하지 않았습니다. 

    • AnyConnect : 사외에서 안전하게 사내 인트라넷 접속환경 제공  
    • 아웃룩 : 메일
    • 재버 : 직원과 실시간 채팅, 음성 및 영상 통화, 화면 공유 
    • WebEx CMR : 개인 가상 회의실, 직원 /파트너 /고객 누구와도 즉각적인 회의 가능
    • Cisco Spark : 팀협업 솔루션, 팀단위 및 프로젝트 단위로 고정된 가상회의실 




사실 회사에서는 재택근무시 소규모의 Virtual Office 라우터 한대와 데스크탑 전화기를 신청하도록 되어 있지만, 현재 IT에서 제공하는 시스코 재버와 스파크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기에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고객 및 협력업체에 방문하거나 카페에서 업무를 보는 데 별로 불편함이 없었기 때문에 재택근무는 기존 이동 근무의 연장선 상으로 판단했습니다.  



재택근무의 시작은 늘 좋았다
아침에는 재택근무가 주는 여유와 가족간의 유대감을 느낍니다.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아침식사를 하고 학교 앞까지 두 아들을 배웅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아빠와 같이 학교를 간다는 즐거움이 하루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재택근무이지만 회사에 출근했다는 생각으로 9시 부터 업무를 보기 위해 아이들 책상에서 나의 전투 무기인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꺼내놓고 업무환경을 세팅했습니다.  



업무를 시작하면서 "Doing Both (일과 가정의 조화)"가 이루어지도록 일해야 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회사에서 제공한 IT 솔루션으로 업무를 보다 
회사에서 제공한 IT 기기와 솔루션들을 활용하면서 사무실과 동일한 업무 환경이 조성되었습니다. 매니저들처럼 독립된 사무실에서 일하는 기분이라 오히려 업무 생산성은 증가한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사용한 IT 툴을 중심으로 하루 동안 주요 업무의 과정을 나열해 보겠습니다.  


  • 회사의 데스크탑 전화기와 동일한 전화 통화 환경 
    회사 업무에서 전화통화는 가장 기본적인 협업 수단이며 의사소통 수단입니다. 재택근무자에게 전화를 거는 상대방은 현재 통화자의 근무지가 집인지 사무실인지를 인지하지 못해야 합니다. 시스코 재버 데스크탑과 모바일로 통화했습니다.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사용한 통화서비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 동시 링 서비스 : 데스크탑 전화기, 재버 데스크탑, 재버 모바일이 동시에 울림
    - 통화중 호 주고 받기 : 통화중에 개인 통신 수단으로 원클릭 호 이전
    - SNR (Single Number Reach) : 재버가 로그아웃 상태이고 데스크탑 전화기로 받지 않으면
                                        자동으로 LTE망으로 휴대폰 호출
    - 시스코 재버 모바일 : VPN없이 사외에서 직접 접속하여 내선 번호 사용 
    - 블루투스 이어셋 : 맥북과 스마트폰을 페어링하여 집안의 잡음을 제거하도록 함 

    회사로 오는 모든 전화를 제가 직접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화를 거는 것도 내선 번호로 가능했습니다. 영상통화가 아니라면 제가 재택근무 중임을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 출근은 사무실 개인 자리의 DX80으로 
    아침 9시 부터 사무실의 영상통화 기기인 DX80과 한 시간 정도 연결했습니다. 사무실 자리의 옆자리에 있던 동료들과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재택근무에 대한 부러움과 우려를 간단하게 주고 받으면서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자리로 영상통화를 하는 제스쳐를 통해 제가 출근과 동시에 업무를 시작한다는 것을 알리고, 사무실 업무와 동일하게 언제든지 접근 가능하다는 것을 인지시켰습니다.  



  • 영상통화를 이용한 간단한 업무 협의 
    오전에 한 시간정도 제 자리의 DX80과 시스코 재버 데스크탑을 영상으로 연결해 놓고 업무를 보고 있었습니다. 같은 팀의 동료가 급히 상의할 일이 있다면서 제 자리로 A4지를 들고 왔지만, 제가 DX80 화면에 있었으므로 재미있게 인사를 한 후에 업무를 협의했습니다. 동료는 DX80 앞에 앉아서 DX80 카메라의 반전 기능을 이용하여 A4 지의 내용을 공유하면서 설명하였습니다.

     



    회사에서도 자주 사용하지 않는 기능이지만 재택근무를 하다보니 사용했던 기능입니다. 만일 이기능이 없었다면 A4를 스캔을 떠서 메일로 보내준 후에 웹엑스를 이용해 협의했을 것입니다.  


  • 사내 영상회의실과 영상회의  
    일주일전에 잡힌 회의였으나 다행히 회의장소는 사내 영상회의실이였습니다. 재택근무 중이였지만 채팅으로 영상으로 접속하겠다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동료들은 MX300 회의실에 앉아 있고 저는 시스코 재버로 회의실 번호를 입력한 후 통화를 시작하였습니다. 영상회의는 익숙하였지만, 재택근무자와 영상 통화는 많이 접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아이스브레이킹으로 재택이야기를 잠시 한 후에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 WebEx CMR을 이용한 협력업체 직원들과의 영상회의 
    자주 업무 협의를 하는 협력업체 직원들 세명과 간단한 회의가 필요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상대방은 스피커폰으로 저는 재버 데스크탑으로 음성통화를 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즉석에서 제가 가진 자료를 보면서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판단하였기에 저의 개인 가상회의실인 WebEX CMR 주소를 전화로 알려주었습니다. 기본적인 개인 WebEx CMR 주소는 복잡하기 때문에 쉽게 불러줄수 있도록 단축 URL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상대방은 웹브라우저로 접속하였고 저는 시스코 재버로 접속하였습니다. 시스코 재버와 웹엑스로 회의는 무리없이 진행되었습니다. 여기에서도 재택은 이야기의 시작으로 활용되었습니다.  





  • 시스코 스파크로 팀내 의사 소통
    과거에는 같은 팀 또는 프로젝트 동료들과의 의사소통은 메일을 주로 사용하였습니다. 간단한 내용도 모두가 알아야 한다면 메일로 보내고, 메일은 기본적인 근거 자료가 되었습니다. 시스코 스파크가 익숙해진 이후로는 모든 팀 협의는 스파크로 이루어집니다. 스파크를 이용하면서 줄어든 것은 크게 두 가지 입니다. 하나는 메일이고, 또 하나는 팀회의 시간입니다. 긴급하거나 중요한 내용은 스파크로 사전 공지가 되었기 때문에 팀 회의시간에는 간단한 이야기만 하거나 이슈 사항들만을 점검하는 수준으로 이루어집니다.

    팀에서 필자가 재택근무중이므로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던 이유는 사무실에서도 스파크로 모든 것을 공유하는 환경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스파크로 질문이 오면 바로 대답을 해주고 자세히 알고 싶을 경우에는 재버로 영상통화를 하여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요즈음 프로젝트 단위별로 스파크로 방을 만들어서 의사소통하고 관련 자료를 업로드하기 때문에 스파크없이 업무를 본다는 건 무척 불편하며 메일을 사용한다는 것이 가끔 버거롭습니다. 


  • 사내와 동일한 인트라넷의 VPN을 통한 외부 접속
    필자의 업무 성격상 사내 인트라넷의 자료를 찾아서 정리하고 자세히 설명하는 일이 많습니다. 협력업체에게 최신 정보를 전달하고 고객의 질문에 즉각적으로 응대가 이루어지므로 인트라넷에서의 정보 검색은 매우 중요합니다. 

    필자가 몸담은 기업은 제조기업으로 사내와 사외에서의 정보 접근 제한이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필자는 개발자가 아니여서 직접 개발에 관련된 사항에는 접근하지 못하고 Product Manager들에 의해 공개된 최소한의 정보에만 접근하지만, 나머지는 거의 대부분 접근 가능합니다. 이런 자료를 사내와 사외에 관계없이 접근 가능하다는 것은 가장 큰 이점 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많은 분들은 이렇게 다양한 상황에서 원격으로 업무를 진행했을 것이라 믿지 않을 것입니다. 재택근무 시 자료나 만들고 메일을 주고 받는 일이 전부라 생각할 수 있지만, 위에 나열된 모든 일의 과정은 사무실에서도 동일하게 사용하는 업무툴을 이용한 것입니다. 재택근무이기에 원격으로 접속한 회의는 직장 동료와의 회의를 위해 시스코 재버와 MX300을 연결한 것 뿐입니다.

이미 기업의 협업 솔루션에 익숙해져 있기에 기존의 회사에서 제공하는 협업 솔루션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사무실, 이동, 재택에 상관없이 업무가 가능했습니다. 솔루션에 익숙하지 않았다면 하루종일 스마트폰 전화기와 노트북만을 들여다 보면서 힘들게 업무를 했을 것입니다.


기업에서 협업 솔루션 툴을 직원들이 익숙하게 사용하는 환경 하에서만이 재택근무 시의 생산성 저하가 최소하됩니다. 여기서 알아두어야 할 점은 재택근무를 위한 별도의 솔루션이 있는 것이 아니라 협업 솔루션들은 업무 중에 늘 사용하고 있어서 익숙해져야 합니다.

그러므로 메르스 사태처럼 어쩔 수 없이 재택근무를 강제하게 된 상황에서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지급하면서 재택근무를 하라고 한 것은 업무 생산성 유지에 효과가 거의 없었을 것입니다.  



준비되지 않은 재택근무의 기술적인 문제점들 

지금까지는 재택근무를 하면 경험할 수 있는 좋은 점들과 IT 솔루션들의 장점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좋은 점이 있으면 단점들도 눈에 들어 왔습니다. 이 부분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 하루 8시간 업무를 위한 공간 확보 
    한번도 재택근무를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인터넷과 연결되는 네트워크 케이블은 거실과 안방에만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공부방은 케이블이 따로 나와 있지 않아 무선으로 사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가정에서의 무선은 대용량 파일 전송과 HD 영상통화에 문제를 일으켰고, 아이들의 하교 후에는 사용할 수 없는 공간이였습니다. 

    재택근무는 하루 8시간 이상의 업무할 수 있는 방을 확보하는 것부터 시작입니다. 집에 작은 서재라도 있으면 금상첨화이지만, 부부의 공간인 안방이라도 이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안방을 이용하는 분들은 자연스럽게 영상회의를 기피하게 되어 다른 2차 3차의 또다른 문제를 일으킵니다.



    재택근무를 통해 사랑하는 아이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공간확보는 필수입니다. -,-:?


  • 안정적인 유무선 네트워크 환경
    확보된 업무 공간(방)은 유무선 네트워크가 갖추어져 사내 인트라넷으로 안정적인 접속해야 합니다. 유선 케이블은 HD 영상통화와 빠른 인트라넷 접속으, 무선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사내 접속을 가능하게 합니다. 둘 중에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면 스마트폰 요금의 상승을 초래합니다. LTE로 업무를 본다면 금방 데이타가 소모되어 재택근무을 포기하거나 스마트폰의 기능을 사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요즘은 가정마다 저렴한 IPTIME과 같은 유무선 복합 공유기가 있지만 주로 거실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가족을 위한 공유기를 옮길수도 없으니 케이블만이라도 작업을 해야 합니다. 20m 정도의 이더넷 케이블을 준비하여 집안의 어느 곳에서도 업무가 가능해야 합니다.  



  • 듀얼 모니터 환경  
    동시에 여러가지 업무를 해야하는 경우 노트북 하나로는 부족합니다. 예를 들면, 영상통화중 공유된 화면을 보면서 자신의 문서를 수정해야 할 경우나 영상통화와 화면 공유가 같이 필요한 상황 등입니다. 재택근무 중에 업무 효율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듀얼 모니터가 필수 입니다. 

    영상통화를 하지 않는 환경이라도 혼자 업무를 보다보면 금새 답답하게 일을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협업 솔루션을 위한 별도의 화면이 필요합니다. 필자는 시스코 재버 데스크탑과 스파크를 다른 모니터에서 놓고 실시간으로 확인을 하고, 노트북 창으로는 업무를 보았습니다. 




    재택근무자에 협업 솔루션은 업무 생산성과 직결되므로 듀얼 모니터는 반드시 갖추어야 합니다.



재택근무를 방해하는 업무 외적인 요인들 
재택근무자가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다양한 문화적 환경적 요인들이 있습니다. 실제 경험을 해보니 재택근무를 포기하게 만들 수 있을 정도로 큰 것이였으며 기술적인 부분보다도 깊이 생각해야 될 부분이였습니다.   


  • 전기세
    전기요금 누진제로 인해 조금만 더 전기를 사용하면 요금이 두배 세배 오르는 것을 경험한 분들은 전기에 매우 민감합니다. 집에는 이미 냉장고, 김치 냉장고, TV 등의 전기 먹는 하마가 있는 상황에서 재택근무는 필수적으로 전기 사용량을 증가시킵니다. 노트북과 스마트폰이 전기를 얼마나 많이 사용하느냐며 반문하시겠지만, 요즘 같은 때에 재택을 해보시면 압니다. -,-:?

    전기요금 폭탄의 주범은 노트북이 아니라 에어콘입니다. 에어콘은 주로 거실에 설치가 되어 있으므로 아무리 틀어도 독립된 업무 공간은 별로 시원하지 않습니다. 요즘 2 in 1 에어콘이 유행이긴 하지만, 거실과 안방을 주로 설치하기 때문에 마찬가지입니다. 


    사무실에서 업무를 볼 때 여름에 에어콘없이 집중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몰랐습니다. 어떤 분들은 선풍기를 틀면 되지 하는 분들이 있지만, 더운 여름날 재택근무를 해보시면 압니다. 업무와의 싸움이 아니라 더위와의 싸움이 될 것입니다. -,-:?


  • 일과 가정의 조화 I - 서로 다른 가족들의 이해관계  
    일과 가정의 적절한 조화를 위해 시작한 재택근무이지만, 재택근무를 바로보는 가족은 입장이 모두 다릅니다. 이해 관계의 상충은 재택근무를 오래했거나 자주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아도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다양한 환경에 처해 있는 재택근무자와 가족들의 이야기를 각자의 입장을 조금 과장해 보았습니다. ^^

    - 외벌이 재택근무자 :
            일과 가정의 경계를 유지하려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사무실 근무와 동일하게 일합니
    다. 아이들이 떠들면 조용히 시키고, 집사람이 30분 정도의 가정일을 시키면 짜증이 납니다. 6시가 되어 퇴근한다고 거실로 나오면 아이들은 밖에서 놀고 집사람은 친구 만나러 나가 있습니다. 거실로의 퇴근이 쓸쓸합니다.  

    - 맞벌이 재택근무자 :
            배우자는 출근하고 아이들은 학교나 유치원에 갔습니다. 집에 홀로 남아 업무에 대한 집중도가
    높습니다. 하지만, 점심을 먹을려니 배달시키기도 마땅치 많아 자주 라면을 끓어먹습니다. 점심식사 후에는 아침 설겆이와 집안 청소를 대충합니다. 재택근무를 하고부터 배우자는 모든 집안인을 나에게 떠넘길 태세입니다.   
             

    - 배우자 :
            재택근무자가 일한답시고 집에 있으면서 아무것도 도와주질 않습니다. 틈만 나면 커피와 물 심부름을 시킵니다. 점심시간이 되면 밖에 나가서 사먹는 것도 아니고 밥달라고 조릅니다. 집안에 틀여박혀 있는 남편덕에 친구들과 즐기던 브런치 모임도 나가지 못합니다. 출퇴근 시간을 줄여서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일을 더하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과 놀아 주는 것도 아니고, 집안일을 도와주는 것도 아니면서 왜 재택근무를 한다고 난린지 모르겠습니다. 재택근무일이 아닌 날만 기다려집니다. 


    - 아이들 :
            아빠나 엄마가 항상 집에 있어서 좋습니다. 아침에 배웅도 해주고 학교갔다오면 같이 공놀이도
    하고 배드먼턴도 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오후 6시 전까지 아빠는 놀아주지도 않고
    조용히 하라고 소리만 지릅니다. 재택근무 하기전에는 집에서 TV도 보고 엄마랑 놀기도 했는 데 이제는 6시 전에 집에 들어 가기도 미안합니다. 



  • 일과 가정의 조화 II- 육아를 위한 재택근무는 없다
    임산부나 어린 자녀를 둔 유부녀들은 재택근무에 대한 욕구가 매우 높고 환상을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아이도 돌보고 집안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재택근무 경험자들은 어린 아이와 함께 업무를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언제나 엄마 손을 기다리는 아이를 옆에 두고 장시간의 회의를 한다거나 자료를 만든다는 것을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육아를 위한 재택근무는 없습니다. 육아를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출퇴근 시간을 유연하게 만들어 주는 정도입니다. 


  • 재택근무자에게 불리한 인사고과(업무 퍼포먼스) 시스템 
    재택근무자들은 동료와 매니저는 재택근무를 선호하지 않는다라는 선입견이 있습니다. 신입이나 대리과장급의 직원일수록 더 강하게 나타납니다. 사무실 근무일 때 매니저나 동료와 커피 한잔 마시면서 한 시간정도 이야기하다 보면 부럽다고만 할 뿐 서로의 근무 방식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인사고과에서 평점이 나쁘면 언제나 재택근무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재택근무자은 아래와 같이 생각하는 경향이 높고 이를 해결할 방안은 필요합니다.
    - 매니저는 얼굴 한 번이라도 더 보는 사람에게 좋은 점수를 줄 것이다
    - 열심히 출근시간을 지키고 퇴근 시간 이후에도 열심히만 하면 인사고과가 좋을 것이다.
    - 매니저는 재택근무자를 평가할 바탕한 툴이 없을 것이다.

    또한, 매니저들은 채팅이나 스파크 답변이 1분만 늦어도 전화를 해서 무엇을 하는 지를 물어봅니다. 기업의 문화일수도 있지만 매니저의 성향에 크게 좌우되는 부분입니다. 


  • 재택근무자의 고립감과 사무실 근무자들의 상대적 박탈감
    사무실 근무에서 재택근무로 전환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지만, 점차 시간이 흐르면 고독감과 외로움을 느낍니다. 집에서 혼자 열심히 업무를 보고 있지만 하루 종일 대화할 상대도 많지 않습니다. 업무의 특성에 따라 틀리겠지만 혼자 일하는 업무를 보는 개발자 같은 분들이 많이 느낀다고 합니다.  

    반대로 사무실 근무자는 재택근무자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됩니다. 재택근무자는 집에서 노는 거 아니냐는 말을 자주하게 되어 재택근무자들이 자연히 눈치를 보게 만듭니다.  

    재택근무업무와 사무실 근무 업무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사적으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에 발생하는 폐혜입니다. 


  • 재택근무자를 위한 비용 자원
    재택근무자들은 점심은 집에서 해결하고, 야근을 하더라도 따로 식대를 청구하지 않습니다. 야근 수당이나 저녁 식대 등이 재택근무자들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교통비 지원 비용과 사무실 임대 비용이 절감됩니다. 재택근무는 기업이 지원해야 할 새로운 비용 구조를 만듭니다. 이런 부분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없으면 결국 업무 생산성 저하로 이어집니다. 

    - 핸드폰 비용 :
                 자주 핸드폰으로 통화하게 되면서 발생하는 요금을 기업이 지원해야 합니다. 이미 많은 기업이 지원하고 있지만, 지원 방식에 따라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데이타요금의 무제한 지원 등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 인터넷 요금 :
                기본 요금은 가정에서 지불하더라도 속도 향상이나 기기 접속 향상을 위해 지불하는 비용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음성 및 영상 품질은 원격지간 업무의 가장 중요한 이슈입니다. 




  • 직원의 게으름을 걱정하는 회사  
    재택근무자들의 가장 큰 적은 게을러지는 자기 자신입니다. 재택근무를 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관리자와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처음에는 열심히 일하지만 익숙해지면서 게을러 집니다. 사무실 근무중에 일이 없거나 한가한 날에는 인터넷 쇼핑도 하고 자료 정리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지만 일하지 않는다라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재택근무중에는 이런 날이 가장 힘듭니다. 할 것도 없고 그렇다고 밖에 나가서 집안을 하기도 그렇습니다.  

    "일과 삶의 조화"에 대한 고민이 없이 시작된 재택근무가 만드는 문제점입니다. 이 문제가 한발 더 나아가면 정량적인 업무량을 측정할 수 있는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 재택을 해야 한다는 논리적 비약으로 발전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콜센터 직원이나 상담사를 대상으로 재택근무가 이루어지는 경향성이 짙은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사무실의 소중함을 알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수많은 문제점들을 이야기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하나입니다. 

"그래, 힘들게 머하러 재택근무해 출근해 그냥..^^"

정말 편하게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회사는 직원이 하루에 8시간 이상 꼬박꼬박 사무실에서 일하도록 에어콘도 빵빵하게 틀어 주고 커피도 무상으로 제공합니다. 쉬는 시간에 동료들과 커피하잔 마시면서 수다를 떨어도 되는 공간입니다. 사무실은 직원이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일을하고 있다고 어느정도 믿어주는 공간입니다. 사무실에 출퇴근만 제대로 하면 따지지도 묻지도 않고 월급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 메르스 사태로 인해 재택근무를 2주 또는 3주 이상 진행한 기업들이 있습니다. IT 솔루션도 변변하게 갖추지도 않고 달랑 노트북과 스마트폰만을 쥐어주고 집에서 일해본 재택근무자들이 꽤 됩니다. 아마도 이 분들은 사무실은 업무를 보기에 가장 이상적인 공간이다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특히,  더운날 집사람 눈치에 맘껏 에어콘을 틀지 못했다면 더더욱..^^

직원입장이 아니라 회사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재택근무가 단순히 명령만 하면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IT솔루션에서 인사관리까지 고려해야할 사항이 너무 많습니다. 이런 고민을 하다보면 나오면 한마디입니다.  


"그래, 힘들게 머하러 재택근무해 출근해.. 그냥.."



마치며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 난제가 많은 재택근무를 국가와 해외기업들이 장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나라는 청년 고용창출과 출산장려 정책으로 재택근무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매년 늘이고 있습니다. 그냥 창조경제의 일환으로 장려하는 퍼포먼스인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미 해외에서는 재택근무가 활발하게 이루어집니다


재택근무가 어떤 이점이 있기에 국가가 나서서 장려하는 것일까요? 이 부분은 연재의 끝까지 고민을 해야할 부분입니다. 우선 사무실과 동등하진 않더라도 비슷한 상황에서 업무를 보기 위해 기존의 문제점들을 개인 스스로 해결해 나가면서 재택근무를  하기로 했습니다. 


다수의 문제점과 업무 외적인 요인들은 어쩌면 작은 기술적인 부분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먼저 기존 재택근무의 기술적인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면서 기술로도 해결할 수 없는 일과 가정의 조화도 고민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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