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 칼럼] 카카오톡의 성공이 부른 기업 통신 환경의 위기
시작하며
2014년 8월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카카오를 흡수합병하면서 다음카카오라는 새로운 회사가 출범하였습니다. IT 업계는 간만의 대형 M&A 소식으로 떠들썩 하였습니다. IT인들의 주요 관심사는 카카오 직원들의 돈방석 이야기와 카카오의 눈부신 성장이였던 것 같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국민 모바일 메신저라 불리우는 카카오톡의 급격한 성장으로 기업 통신 환경에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 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카카오톡이 가져다 준 일상 생활의 변화
국내 실사용자 수가 2014년 11월 기준으로 3720만명을 넘으면서 카카오톡은 국민 모바일 메신저라 불리면서 관련 시장을 평정하였습니다. 카카오톡이라는 작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하나가 국민 모바일 메신저가 되면서 사람들의 생활 방식과 시장환경을 어떻게 바꾸었는 지를 살펴보겠습니다.
- 사용량이 급격히 줄어든 유료 메세지 서비스
카카오톡으로 문자, 사진 및 동영상 등을 무료로 전송 가능하므로 SMS (Simple Message Service, 단문 메세지 서비스)나 MMS (Multimedia Message Servie, 멀티미디어 메세지 서비스)의 사용량은 급격히 줄었습니다. 통신사들의 주요 수입원이였던 메세지 관련 매출이 급감하면서 통신사들은 무제한 정액 요금제를 출시하였습니다. 통신사들은 정액 요금제로 매출 손실을 만회하면서 소비자들의 통신 비용 부담은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 글자 수가 줄어든 메세지와 또래문화
카카오톡 메세지를 무료로 이용하다보니 메시지 건 당 글자수가 급격히 줄였습니다. 타이핑치는 속도는 한계가 있다보니 줄임말 사용이 증가하여 또래나 같은 그룹이 아니면 알수 없는 용어들이 난무하게 되었습니다. 카카오톡이 그들만이 사용하는 언어로 된 또래문화를 양산했습니다. - 사라져 버린 데스크탑용 메신저
PC에 2~3개의 데스크탑용 메신저 프로그램을 설치해 두고 모임별로 달리 사용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카카오톡으로 인해 PC에서 개인용 데스크탑 메신저가 사라졌습니다. 데스크탑 메신저는 로그인을 해야만 대화가 가능하였지만, 모바일 메신저는 Always-on으로 언제든지 메세지를 실시간으로 주고 받을 수 있습니다. 국민 모바일 메신저는 거의 모든 스마트폰에 설치되어 있으니 데스크탑 메신저를 따로 사용할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 해외 통화는 카카오 보이스톡으로
카카오톡이 보이스톡 서비스를 시작하자 국내 통신사들이 막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하였지만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었습니다. 통화료가 비싼 해외 통화를 PC에서 스카이프나 구글 행아웃을 이용하여 통화였지만, 카카오톡이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사용량이 늘어났습니다. 해외에 있는 가족이나 동료와의 통화에 보이스톡은 참 편리한 기능입니다. - 누구나 쉽게 사용하는 그룹통화 서비스
통신사에서 제공하던 삼자이상의 그룹통화 서비스는 사용하기 까다롭고 사용료가 비싸서 거의 사용하지 않던 서비스입니다. 카카오톡은 그룹통화 서비스를 채팅방에서 원클릭으로 편리하게 제공할 뿐만 아니라 사용료가 무료입니다.
얼마전 아줌마들이 채팅방에서 채팅하다가 그룹통화를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카카오톡의 그룹채팅과 그룹통화 서비스로 인해 사람들은 만나지 않고서도 밤늦게 까지 수다를 떨게 되었습니다.
이런 일상의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카카오톡 뿐만이 아닌 네이버 라인도 있습니다. 네이버 라인은 국내 사용자수가 미미하지만 아시아 및 해외에서 4억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하였습니다.
카카오로 인해 바뀐 기업 업무 환경의 변화
카카오톡으로 인해 우리의 일상에 변화가 생겼으므로 당연히 기업의 업무 방식도 바뀌었습니다. 기업의 IT 부서가 도입을 주저하는 사이에 직원들이 어떻게 카카오톡을 이용하는 지를 분류해 보았습니다.
- 회식이나 회의 일정 협의
회사 사람들과의 회식이나 번개모임등은 카카오톡으로 이루어집니다. 간단하게 언제 시간이 되는 지를 물어볼 때 카카오톡 그룹채팅은 빠르게 정보를 취합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합니다. - 협렵업체와의실시간 공동작업
장애나 큰 프로젝트에는 빠른 의사 결정을 위해 직원, 협력업체, 제조사의 관련분들이 총동원됩니다. 기업 담당자는 카카오톡의 클라우드 서비스 이점을 십분발휘하여 카카오톡 그룹을 생성하고 관련분들을 하나로 묶습니다. 그룹채팅을 넘어 그룹통화까지 가능하므로 효율적으로 업무를 진행합니다. 특히, 원격지에서 작업이 이루어질 때 중앙에서 모든 작업을 통제하기 가장쉬운 수단으로 카카오톡이 자리잡았습니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기업용 테스크탑 및 모바일 메신저는 직원과 직원간에는 효율적이지만, 협력업체 및 제조사와 협업할 때는 쓸모가 없습니다. - 부서 및 팀의 실시간 업무 지시
외근이 잦은 영업이나 기술 지원 조직은 메일 이외에 팀원에게 메세지를 보내는 마땅한 방법이 없습니다. 카카오톡은 실시간으로 업무를 지시하고 보고를 받아야 할 때 유용합니다. 팀장이나 직원들이 업무 지시나 협조를 위해 손쉽게 카카오톡을 이용합니다. 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
스마트폰을 이용한 쇼셜 네트워킹 솔루션들은 기업의 업무 환경과 패턴을 빠르게 변화시켰습니다. 직원들이 카카오톡을 업무에 사용하고 있는 사이에 기업의 보안에 큰 구멍이 발생한 것입니다.
카카오톡이 부르는 기업 통신 환경의 위기
스마트폰이 일반화되면서 BYOD (Bring Your Own Device)가 기업에 거세게 몰아쳤습니다. BYOD는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기업에서 제공하는 기기가 아닌 직원들이 익숙한 자신의 스마트 기기를 회사에서 그대로 사용하도록 하는 개념입니다. BYOD는 통신 비용 절감과 직원들의 만족도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전략입니다.
기업의 IT 조직이 BYOD를 도입하기 위해 보안 문제와 자체 어플리케이션 구비에 많은 시간을 소요하다 보니 직원들이 원하는 서비스가 무엇인지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특히, 보안 문제의 경우 직원들의 보안 교육을 강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많은 일들을 IT 부서가 원격으로 시스템화를 시도하다보니 시간이 많이 걸리게 되었습니다.
과거 전화나 메일이 세상에 출현하였을 때 기업들은 앞다투어 업무에 적용하였지만,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 새롭게 등장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기업이 쫒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은 스마트폰을 회사네트워크에 연결하지도 않고 카카오톡을 업무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IT 조직이나 경영진은 카카오톡을 업무에 활용하고 있는 상황을 모르는 것은 아니겠지만, 회사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것도 아니고 업무에 효과적인 것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에 그냥 두고 있습니다.
카카오톡은 일반 기업 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면서 우려되는 문제점들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 암호화되지 않은 메세지로 인한 업무 내용 노출
업무적으로 민감한 내용이 암호화되지 않고 공공 인터넷망을 떠돌아 다니고 있습니다. 카카오톡 회사의 서버를 건드리지 않고도 충분히 내용을 수집할 수 있는 구조이므로 악의적인 목적으로 진행된다면 위험해 질 수 있습니다. - 무시되는 기업의 보안 규정
기업에서 제공하는 어플리케이션도 아니고 회사의 네트워크이 아닌 LTE를 이용하므로 직원들의 보안의식이 낮아집니다. 회사의 보안 가이드라인은 회사 네트워크에서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LTE망을 제어할 방법은 없습니다. - 개인용과 기업용의 모호한 경계로 늦은 대응 속도
카카오톡은 개인적인 용도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솔루션입니다. 직원들에게 온 카카오톡 메세지가 업무 내용인지 개인적인 내용인지를 쉽게 알지 못하므로 직원의 대응 속도가 느릴 수 밖에 없습니다. - 정보의 관리 및 저장의 한계
상호간에 주고 받은 중요한 내용을 PC나 다른곳으로 옮기기 어렵고, 나중에 다시 찾아보는 것도 어렵습니다. 카카오톡이 기업에서 사용하기에는 불편하지만, 최소한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므로 광범위하게 퍼져나갔습니다.
직원들은 카카오톡을 쓰는 이유
11월 24일 월요일 "삼성-현대차, 사내 카톡을 도입한다"라는 기사가 전자신문에 떴습니다. 주요 내용은 정의선 현기차 부회장이 미국 엘리바마 공장 방문 시 직원들이 업무에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아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를 개발할 것을 지시했다는 것과 삼성, 포스토, 신한은행 등의 대기업들도 모바일 메신저 개발을 검토하거나 개발중이라는 것입니다.
이 기사의 내용으로 미루어보아 기업들은 아직도 직원들이 왜 카카오톡을 쓰는 지를 알지 못합니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비지니스 기능이 거의 되지 않는 카카오톡을 직원들이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업무에 사용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 첫 번째 이유 : 카카오톡은 모바일 메신저로 항상 실시간 채팅이 가능하다
모바일 메신저이는 스마트폰을 이용하므로 상태정보(presence)가 표시되지 않아도 거의 실시간에 가깝게메세지가 전달됩니다. 상태정보 표시가 없으므로 카카오톡 어플리케이션은 매우 가볍게 만들어졌습니다. 데스크탑 메신저와 같이 상대방의 "로그인" 및 "자리비움" 상태를 확인해할 필요가 없습니다.
- 두번째 이유 : 카카오톡은 그룹채팅을 넘어 채팅방이 지원된다.
기업에서 사용하는 데스크탑 메신저는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기능으로 그룹채팅은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기능입니다. 팀 또는 주요 프로젝트 관여자들이 주고 받는 내용은 모두 채팅방에 기록되므로 나중에 지난 메세지를 추적하여 프로젝트의 진행상황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 세번쨰 이유: 카카오톡은 클라우드 기반으로 경계없는 채팅이 가능하다
직원들이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계없는 협업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UC클라이언트를 제조하는 시스코와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래전부터 경계없는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왔지만, 대기업의 경영진과 IT 조직은 보안을 이유로 도입하지 않았습니다.
경계없는 협업은 직원과 직원간 협업을 넘어 직원과 협력업체간 그리고 직원과 고객간의 협업이 끊임없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요즘 핵심 R&D나 기획 부분을 제외하고는 기업에서 자체 인원만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기업의 직원들이 아무리 좋은 툴을 이용하여 협업이 잘된다고 하더라도 회사를 벗어나는 순간 서플라이체인과 협력업체들과의 대화는 메일과 전화뿐입니다. 빠르게 의사결정을 하려고 해도 메일은 비실시간적인 특성이 있고, 전화는 일대일인 경우가 많아 내용의 전파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보안도 취약한 카카오톡이 기업의 "경계없는 협업" 시장을 파고든 것입니다.
경계없는 협업을 위해서는 채팅방이나 가상공간에 누군든지 쉽게 접근 가능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 일부 기업에서 자체 개발한다는 모바일 메신저는 자체 데이타센터에 구축하는 또하나의 데스크탑 메신저일 뿐입니다. 카카오톡처럼 클라우드 기반으로 서비스하지 못하면 경계없는 협업은 요원합니다.
경계없는 협업을 위해 기업들이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축한다고 하여도 단지 가능한 것은 채팅뿐입니다. 음성 및 영상 협업과 다자간 회의를 기본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대용량의 대역폭이 필요하므로 통신사나 거대 기업이 경계없는 협업을 위해 값비싼 비용을 지불하면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수가 없습니다.
결국, 카카오톡의 장점과 기업의 요구사항을 수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 삼성과 현대가 개발하는 수십억 프로젝트의 비용은 클라이언트와 서버만 개발할 뿐이지 서비스를 위해 데이타센터 구축 및 대역폭 확장 비용은 고려도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 네버째 이유 : 카카오톡은 국민 모바일 메신저이기에 전화번호만 알면 바로 대화가 가능하다
모든 사람들이 사용하는 모바일 메신저라는 의미는 모든 스마트폰에 설치가 되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사용자들이 상대방의 전화번호만 알면 바로 초대가 가능하므로 회의 개최가 쉽습니다. 카카오톡은 쉽게 채팅방을 만들 뿐만 아니라 모두가 사용하므로 기능을 배울 필요가 없습니다.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할 필요도 없고 단순한 초대 방식과 방 개설 절차가 카카오톡의 가장 큰 무기입니다.
직원들이 카카오톡을 쓰는 이유를 네 가지 정도로 분류해서 살펴보았으며, 카카오톡의 음성 다자간 회의 기능이나 기타 부가기능은 영향이 적다고 판단하여 논외로 했습니다.
경계없는 협업을 위한 서비스에 투자하자
과거에는 IT 부서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직원이 이용하도록 하기만 하면 되었지만, 지금의 IT 부서는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직원들의 협업이 원할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서비스를 해야 합니다. 지금 직원들이 카카오톡을 업무에 이용하면서 보여준 키워드는 "경계없는 협업"입니다. 지금 기업들은 모바일 메신저의 기능에 집중할 거이 아니라 직원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민해야 합니다.
카카오톡은 B2B 영역에서의 사업 성과가 거의 없고 B2C에 주력하는 제품입니다. 기업이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어 B2B에 진출한다고 해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며, B2C를 하는 회사들은 B2B 회사들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해서 항상 실패합니다. 그 역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카카오톡이 B2B용 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카카오톡을 대체하기 위해 모바일 메신저를 기획하고 있는 대기업들의 IT 자회사는 늘 그래왔듯이 자신이 개발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기에 카카오톡과 유사한 B2B 제품에 관심이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자체 개발을 목표로 한다면 수십억이 아니라 수백억을 사용하여 클라우드 기반으로 데이타센터를 만들어 "경계없는 협업"을 구축해야 합니다. 지금 이 키워드를 놓치면 제 2의 "훈민정음"이 될 것입니다.
지금 기업은 모바일 메신저라는 기능 도입을 고민할 때가 아니라 경계없는 협업을 위한 서비스 구현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카카오톡의 성공에 따른 뒤쳐지는 기업 통신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이글은 올해 여름에 많은 사람들이 너무 쉽게 업무에 사용하는 것을 보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서 써놓았던 글인데 이번 전자신문의 기사로 인해 다시 정리했습니다.
참조자료
"삼성-현대차 사내 카톡 도입한다. " 전자신문 http://www.etnews.com/20141121000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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