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 칼럼

[연재] 네트워크 엔지니어에게 블로그 정신이 필요하다 - 1. 정보는 공유되어야 한다.

라인하트 2010. 2. 8. 14:50


                                                                          글 싣는 순서
                                                                          1. 정보는 공유되어야 한다.
                                                                          2. 가치있는 있는 정보를 얻는 법 - 기자와 블로거의 역할


얼마전 모 카드 광고에  “김씨, 이씨, 박씨,  최씨…… 디씨, 혹시 디씨 아세요?”  라는 상당히 재미있는 광고 문구가 있었습니다. 디씨카드가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드는 티저형식의 광고인데, 이것을 살짝 변형해 “김씨, 이씨, 박씨, 최씨 …… 유씨, 혹시 유씨 아세요?” 라고 바꾸어 보고 싶었습니다.  제가 항상 프리젠테이션 시에  “UC란 무엇인가”, “UC는 왜 필요한가?”, “UC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하다니 보니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


시작하며
이번 글에서는 "UC란 무엇인가”라는 부분보다는 다른 부분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항상 UC를 접하는 엔지니어는 두가지면에서 좌절합니다. 그것은 “네트워크계의 3D라는 업무 속성”과 "높은 기술 진입 장벽"입니다. UC 엔지니어들은 전화기 1000대를 설치하면서 한 번 좌절하고, 관련 기술을 습득하면서 또 한 번 좌절합니다. 업무 특성 상 힘든 업무는 회사에서 알아서 해 주리라 생각합니다만 “높은 기술 진입 장벽”은 여전히 숙제입니다. 

새로운 테크날러지인 VoIP 및 UC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엔지니어가 부족하고, 한국에서의 UC의 확산 속도가 더디기만 한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우선은 웹페이지의 검색에서 부터 살펴보겠습니다.  


MS OCS와 Cisco CUCM에 대한 컨텐츠를 검색엔진에서 비교하다
MS OCS와 Cisco CUCM은 대표적인 UC 핵심 장비이지만, 태생이 전혀 다른 녀석들입니다. 시스코는 네트워크 장비를 만드는 회사이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소비자용 OS 및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이 두 제품의 비교를 통해 검색된 컨텐츠의 양과 질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OCS (Office Communication Server)는 기업용 메신저에서 출발하였지만, 지금은 당당히 IP PBX로 인정받고 있는 제품입니다. 제가 “OCS 설치하기” 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하였더니 네이버 블로그에서는 416건을, 구글에서는 381건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CUCM 설치하기”라는키워드는 네이버 블로그에서는 41건을, 구글에서는 8개가 검색되었습니다. 흠 이상하다는 생각에 구글에서 전체웹을 기준으로 다시 정렬해 보니 “OCS 설치하기"는 4,140개, “CUCM 설치하기”는 1,020개였습니다. 국내 IP PBX도 검색하여 보았으나, 일간지 기사 내용 및 회사의 홈페이지 내용외에는 거의 없었기에 제외했습니다. 영어로 찾을 경우에는 “OCS Install”은 355,000개, “CUCM Install”은 95,800개 였습니다. 영어로 된 컨텐츠는 10만 단위로, 약 3배정도 OCS가 많았습니다만, 한글로 된 컨텐츠는 1,000 단위이면서 약 4배정도 OCS가 많았습니다.

 
<구글상에서 “OCS 설치하기” 검색 결과>

 
<구글에서 “CUCM 설치하기” 검색 결과>

이번 검색을 통해 검색된 한글 컨텐츠의 양과 질에 대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OCS는 컨텐츠를 확인하여 바로 설치가 가능할 정도의 사진 및 동영상 컨텐츠가 약 2500개 정도 였지만, CUCM은 250개 정도 였습니다. 우리나라에 설치된 OCS와 CUCM를 비교하면 - 제 추측이지만 - 아마도 100배 정도 CUCM이 많이 설치되었을 것이며, 엔지니어 숙련도 면에서도 훨씬 뛰어날 것입니다. 그러나, 네트워크 업계에 있는 사람들, 특히 UC 업계에 있는 분들은 정보 공유 잘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엔지니어의 정보 습득에서의 차이
시스코 UC 엔지니어들은 대부분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매뉴얼이나 학습 자료를 바탕으로 장비들을 설치합니다. 인터넷 상에서 무작정 검색해서 정보를 얻기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UC 엔지니어들은 기본적으로 제조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그대로 사용하겠지만, 한 가지 더 강력한 무기가 있습니다. 바로 인터넷 웹에서 경험이 축적된  자료를 이용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기본적인 초보 엔지니어의 기술 습득을 빠르게 하고, 문제 해결 능력을 향상시키게 됩니다. 또한, 기본적인 배경지식이 없이는 시스코의 장비 설치가 어려운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배경지식이 거의 없어도 장비 설치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 보면, 과거에 MS OCS와 Cisco CUPS를 연동해야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OCS를 처음 설치하는 저에게 상당한 부담이였지만, 구글이나 네이버에서 검색을 하는 순간 Step-by-step으로 사진 캡쳐를 통해 자세히 설명되어 있어 쉽게 설치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자료는 설명이 적은 것도 있었지만, 설치를 직접 진행한 수십명의 전문가들이 자료를 각자의 스타일로 정리하였고, 제가 경험할 수 있는 문제를 이미 경험하여 정리가 되어 있었습니다. 문제의 발생은 CUPS에서 발생하였습니다. 설치 매뉴얼은 글로만 되어 있으며, 어딘가에서 문제가 발생했는 지 설치가 여러번 실패하였고, 설치후에도 연동을 위한 설정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cisco.com의 자료는 수준 높은 전문가가 만들어서 그런지 자세한 설명도 없었고, 중간 중간 빠져 있어 따라하기만 하다가는 제대로 동작하지 않기 일쑤 였습니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 전문가와 패킷을 잡아가면서 해결을 했습니다.

이러한 지식의 공유와 습득의 과정의 차이는 엔지니어의 성향에서 비롯됩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제품 관련 엔지니어는 자신의 블로그나 카페를 통해 지식을 공유하는 것을 즐기지만, 시스코 제품 관련 엔지니어는 블로그나 카페 활동이 미흡하며, 지식 공유 자체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전 세계를 연결하는 인터넷의 핵심 제품인 라우터와 스위치를 설치하는 네트워크 엔지니어이지만, 인터넷을 기반으로 어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엔지니어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지식 공유를 꺼려합니다.

한 분야에 전문가가 되기 위해 공부해야 할 양이 동일하다고 가정한다면, 시스코 네트워크 엔지니어는 기초 및 중급 기술에 대해 공부해야 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크며, 마이크로 소프트 엔지니어는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내에 달성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마이크로소프트 엔지니어는 다양한 테스트가 가능하고, 경험에 의한 지식이 빠르게 축적된다고 볼수 있습니다.  엔지니어의 능력의 차이는 존재하겠지만, 접근할 수 있는 컨텐츠의 질과 양에 따라 추측한 것입니다.


테스트를 위한 소프트웨어를 얻기 위한 방식의 차이
이런 인터넷 상의 컨텐츠의 차이 뿐만 아니라, 아마추어의 테스트용 소프트웨어를 얻는 부분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에 관심가지는 사람은 언제든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평가판을 항상 무료로 다운로드 받아서 사용해 볼 수 있습니다. 제품에 대한 장단점을 쉽게 파악할 수 있으면서 이미 그 사람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에 익숙해진 엔지니어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시스코의 제품에 관심가지는 사람은 하드웨어든 소프트웨어든 쉽게 구할 수 없으며, 제품을 직접 사지않고 어둠의 경로를 통해 제품을 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엔지니어의 숫자는 제한될 수 밖에 없으며, 힘들게 지식을 축적하였으므로 쉽게 지식을 공유하는 것을 기본적으로 꺼리게 되는 이유일 수도 있습니다.


UC 엔지니어의 블로그 정신 부족을 경계한다.
UC 엔지니어의 정보 공유는 초라합니다. 이를 시스코에 국한하지 않고, 네트워크 전반으로 넓혀보아도 큰차이가 없습니다. 전세계를 음성으로 연결한 PBX 제품에 변변한 설치 및 운영에 대한 매뉴얼 조차 인터넷에 거의 공유되지 않았으며, 기술은 항상 고립되어 있었습니다. PBX와 달리 IP 또는 인터넷이 급속히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지식의 무한한 공유에 있습니다.

지금 UC를 하는 엔지니어는 기술력을 갖추고자 열심히 현장 경험을 쌓으면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현재 많은 노하우가 각자의 엔지니어에게 쌓여 있습니다. VoIP시절 부터 쌓인 UC의 노하우가 엔지니어의 머리속에만 쌓여있다면, 우리나라에서 UC가 활성화되기란 쉽지 않습니다. 네트워크 엔지니어는 UC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는 토대가 되기 때문에 서로의 축적된 지식을 공유하는 것은 UC 엔지니어를 늘리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언제까지 엔지니어 부족을 걱정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지금 UC 엔지니어에게 필요한 것은 블로그 정신입니다.


지식 나눔 - 정보는 공유되어야 한다.
블로그스피어를 통해 저도 배우고, 블로그를 방문해 주시는 분들도 배우고, 이렇게 축적된 지식은 다시 더 새로운 아이디어와 생각으로 UC 시장이 더욱 활성화됩니다. 그래서, Nexpert.net 팀 블로그의 비젼은 “정보는 공유되어야 한다”입니다. 공유된 지식은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제가 바닥부터 기어서 지식을 습득하였다고, 다른 사람들도 바닥부터 기어서 지식을 습득하도록 한다면, 우리나라의 UC는 항상 뒤쳐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앞서간 엔지니어는 뒤따르는 사람들이 더 새롭고 뛰어난 아이디어를 가지고 UC를 발전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지식 나눔”을 위해 nexpert.net에 포스팅된 모든 컨텐츠는 출처만 밝힌다면, 누구나 쉽게 복사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비상업적 용도라면 누구나 글을 인용하여도 됩니다. nexpert.net 블로그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시고, UC 공부를 하시는 데 도움이 되었다면, 가깝게는 타인에게 쉽게 알 수 있도록 가르쳐주시고, 자신만의 특화된 UC블로그를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혼자 하기 어렵다면, nexpert.net 팀 블로그처럼 여럿이 같이 해 보기를 추천합니다.  지식을 체계적으로 쌓아 블로거끼리 서로 파도를 타듯이 지식이 넘나든다면, UC에 대한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많은 사람들이 UC를 체험하고 쉽게 엔지니어의 길을 접어들수 있을 것입니다.

UC 관련 카페나 블로그가 조금씩 생겨나고 있습니다. 점점 검색되는 컨텐츠의 양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Nexpert.net 블로그가 UC 정보를 공유하듯이 다른 많은 카페나 블로그가 자신만의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공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식을 공유하는 것은 자신의 가치를 떨어트리는 것이 아닌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는 일이며, 자신을 위협하는 후배 엔지니어가 많아져야 자신도 우물안 개구리로 머물지 않고 더욱 열심히 공부할 수 있게 됩니다. 내가 먼저 지식을 공유하지 않으면, 누구도 지식을 공유하지 않습니다. 배우기만 하는 사람이나 혼자서만 공부하는 사람은 지식의 습득 속도가 현저히 떨어집니다. 같이 배우고 연구해야 더욱 자세히, 더욱 깊이 지식이 늘어난다고 믿습니다. 


지식나눔 – 댓글이 시작이다
블로거가 되는 것이 힘들다면, 좋은 댓글을 달아 주시기 바랍니다. UC 블로거들이 많아지고  컨텐츠가 풍부해지기 위해서는 좋은 글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격려의 댓글이 필요합니다. nexpert.net을 방문하는 여러분들은 다양한 카페 및 블로그에서 좋은 정보를 얻었다면, 항상 블로거를 위해 댓글을 달아 주시길 바랍니다. 좋은 댓글이 좋은 글을 만들며 지식나눔에 토대가 됩니다. 저도 가끔 기분나쁜 소리를 들으면, 한 두달 블로깅을 주저하게 됩니다. 댓글이야 말로 지식 나눔을 실천하도록 격려해주는 가장 좋은 도구입니다. 댓글이 적으면, 블로거 분들이 푸쉬를 받지 못하니 좋은 글이 많아질 수 없습니다.

UC 엔지니어 여러분, 블로깅을 하는 것이 어렵다면, 댓글을 다는 것부터 시작해 보시기 바랍니다.  댓글달기는 팁이나 기술적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작은 시작입니다.


 

마치며
국내 마이크로소프트의 블로거와 시스코의 블로거를 비교하다보니 지식나눔에 대해 이야기 하게 되었습니다. 이야기의 흐름은 시스코로 대표되는 네트워크 전반에 대해 이야기 하였지만, 비단 시스코뿐이 아닐 것입니다. 국내의 IP PBX 업체로는 제너, 아크로메이트 등이 있지만, 이 제품에 대한 소개와 특장점, 기능에 대해 설명해 놓은 자료가 거의 전무합니다. 이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는 것이며, 극히 소수만이 제품을 이해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UC가 확대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벤더들에 의한 자료 뿐만아니라 전문 블로거들에 의해 평가받을 수 있도록 제품에 대한 데이타시트 및 기능을 충분히 제공하고, 관심있는 블로거들이 제품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존의 국내 제품은 ISP와 같은 특정 집단과 상대했지만, UC 가 확대되는 세상에서는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해야 합니다.

^^ UC 블로거 여러분이 UC 세상을 열어갑니다. \^^\ 아니면 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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