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sco Systems, Tandberg를 인수하다.
시작하며
추석을 겸해 휴가를 다녀온 사이 신문에 시스코의 텐드버그 인수 소식이 크게 보도된 기사를 보았습니다. 이제 UC 시장의 무대가 음성에서 화상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고 생각되었으며, 동시에 "폴리콤, 텐드버그, 라이프사이즈, 에이트라 등 쟁쟁한 업체가 많은 데 왜 하필 텐드버그이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궁금 중에서 출발해서 다양한 생각들을 적어 보았으며, 전적으로 추측에 근거함을 말씀드립니다.
허클베리핀님의 “Cisco Systems, Jabber를 인수하다”라는 제목을 오마쥬해 보았습니다. 이런 M&A에 대해 글을 쓰는 것도 연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시스코가 어떤 제품군을 인수하는 지를 살펴보는 것도 향후 IT의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자료입니다. 왜냐하면, 엄청나게 똑똑하신 분들이 골라서 사는 기업들이니 미래가치가 뛰어난 기업들이 많을 것이니까요.^^
시스코의 텔레프레즌스 세상을 바꾸다
2007년경 시스코가 CTS 3000과 CTS 1000이라는 제품으로 회의실용 화상회의 시장에 뛰어들면서, 텔레프레즌스라는 생소한 개념을 시장에 소개하였습니다. 기존의 SD급 화상회의 제품이 주류를 이루는 시장에 1080p Full HD 및 대형 65” PDP로 확연히 달라진 퀄리티의 가상회의는 시장에서 고급스럽고 세련된 이미지로 각인되었습니다. 또한, 시스코 텔레프레즌스 제품의 성공은 폴리콤과 텐드버그에 자극제가 되어 Full HD급 제품이 속속 출시되게 되었습니다.
시스코는 텔레프레즌스 시장을 성공적으로 개척하였으며, 이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하여 B2B 솔루션으로 전개합니다. 즉, 기업과 기업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텔레프레즌스를 이용하여 하자는 것이며, 시스코는 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위해 글로벌 ISP인 AT&T, BT 등과 손잡았습니다. 또한, 타타 커뮤니케이션과 스타우드 호텔 체인간의 협약을 통해 Public Telepresence 를 구현하였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노력의 결과로 시스코는 매년 69% 이상의 텔레프레즌스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여 왔습니다.
HD 화상회의 시장에서 고전하는 시스코
시스코의 텔레프레즌스 솔루션은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상회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수행하였지만, 텔레프레즌스보다 한 단계 낮은 HD 화상회의 시장은 시스코가 진입할 수 없는 벽이였으며, 텔레프레즌스 시장보다도 현저하게 큰 시장이였습니다. HD 화상회의 시장을 침투하기 위해 텔레프레즌스를 드라이브하였지만, 소나타를 원하는 고객에게 에쿠스를 보여주는 상황이 연출될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즉, 시스코가 화상회의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기 위해서는 HD화상 장비가 필요함을 누구나 공감하고 있었으며, 이것이 어떤 형태로든 이루어져야 했습니다.
시스코 텐드버그를 선택하다
시스코는 인수합병을 통해 HD 화상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갖출 필요가 있음을 잘 알고 있었으며, 지속적으로 폴리콤, 텐드버그, 라이프사이즈 등을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340억 달러에 텐드버그를 인수할 예정이라는 기사는 화상회의 시장의 판도를 바꾸어 버리는 것이였습니다. 이 기사 하나로 어떤 회사의 주식은 떨어지고, 또 어떤 회사의 주식은 올라가는 현상이 발생하였습니다. 관련 업계 종사들의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위 사진에 이번 M&A의 가장 핵심적인 인물 두분이 나오셨습니다. 왼쪽에 계신분이 존 챔버스이고, 오른쪽 화면에 계신분이 텐드버그 사장인 프레드릭 할보슨입니다. 이제 이 두분의 거창한 얘기는 접어두고, 왜 시스코가 폴리콤이나 라이프사이즈가 아닌 텐드버그를 인수했는 지 살펴보겠습니다.
- 비디오 전문 업체로서의 텐드버그
폴리콤은 음성과 영상의 장비를 두루갖추었고, 이미 기업의 덩치도 작지는 않았습니다. 차를 이끌고 있었습니다. 있어 시스코는 폴리콤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을 것입니다. 또한, 이미 덩치가 큰 기업은 시스코에게도 부담되는 것입니다. 시스코의 합병 전략은 작은 기업을 사서 시스코의 테두리안에 녹이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텐드버그는 화상회의 장비 뿐만아니라 방송장비는 시스코에게 반드시 필요한 제품군이였습니다.
- 텐드버그, 영상회의 시장의 만년 2위업체
시장조사 업체인 웨인하우스 리서치의 2009년 상반기 세계 화상회의 시장 점유율 자료에 따르면, 폴리콤이 41%, 탠드버그가 26% 를 했습니다. 화상회의 시장에서 텐드버그는 2인자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 뒤에 Lifesize 및 기타 등등의 회사가 나머지를 차지합니다.
시스코가 텐드버그를 인수함에 있어 기술 중심의 Lifesize를 선택하지 않고, 텐드버그를 선택한 것은 바로 시장 점유율을 때문일 것입니다. 금융위기임에도 영상 분야의 성장 속도는 매우 빠릅니다. 원격 화상회의 솔루션이 대세임을 감안한다면, 기술력있는 작은 기업을 사서 처음부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기 보다는 어느정도 시장에 안정적인 위치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 더욱 효과적인 선택일 것입니다.
- 시스코에 없는 안정적인 1080p를 지원하는 MCU
2007년 말경, 영상회의 업계를 뒤흔드는 M&A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은 코디언이라는 MCU 전문업체를 텐드버그가 인수한 것입니다. 코디언은 MCU의 성능이 타 장비에 비해 매우 우수하였으며, 코덱없이 MCU 위주의 장비만을 가지고 있던 업체입니다. 시스코의 텐드버그 인수는 영상회의 장비 포트폴리오와 뛰어난 MCU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사실, 시스코에는 다양한 화면분할 모드 및 영상 믹싱 기능을 지원하는 MCU가 없었으며, 라드비젼에 OEM하고 있는 CUVC (Cisco Unified Video Conferencing)가 전부입니다. CUVC의 경우 시스코의 텔레프레즌스와 기존 화상회의 제품을 연동해주는 기능도 함께 수행합니다. 즉, CUVC에 시스코 텔레프레즌스 지원 옵션을 추가한 것입니다. 이 기능이 합병후에는 코디언 MCU에 병합될 수도 있을 듯합니다만, CUVC 5000 시리즈에서 HD 720p 연동이 가능한 것으로 보았을 때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합니다.
텐드버그 인수의 의미 (Unified Communication에서 Unified Collaboration으로)
시스코의 텐드버그의 인수는 시스코에서 새로운 변화를 의미합니다. 영상 제품 라인업의 강화라는 단순한 면이 아닌 통합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부분에서 빠르게 “통합된 협업”이라는 부분으로 이동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가장 뛰어난 원격지간 협업은 음성, 영상, 데이타의 조화로운 이동입니다.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술들이 집약되어야 하며, 시스코가 처음 시도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시스코가 데이터 시장에서 뛰어난 호랑이라면, 음성이라는 강력한 발톱에, 이제 영상이라는 날개를 단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이제 통합 커뮤니케이션을 논할 때, 논리적으로 영상 네트워크, 음성 네트워크, 데이타 네트워크로 구분되고 관리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통합될 것이며, 사용자들은 이를 마치 하나의 네트워크로 인식하도록 해야할 것입니다. 이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며, 어떤 기업은 연합 전선을 구축할 것이며, 어떤 기업은 기업합병을 통해 이루어낼 것입니다. Unified Collaboration에서는 변화의 속도에 빠르게 적응하는 솔루션이 시장에 깊숙히 침투한다고 본다면, 시스코와 같은 접근 방식이 상당한 효과를 발휘할 것입니다.
Unifed Collaboration이 다음 스텝이라는 것에 동의한다면, 영상이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입니다. - 만일 동의하지 못하시는 분들은 관련된 기사들을 잘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즉, 폴리콤과 라이프사이즈 등과 같은 영상회의 업체를 수많은 UC 업체가 가만히 놔두지 않을 것입니다. 이 기업들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UC 업체가 연합전선을 또는 기업합병을 선택할 것입니다.
누군가 가까운 미래를 짐작하지만, 시간이 필요하다.
내년 초 UC 8.0 제품들이 나올 것이며 , 허클베리핀 님이 기대했던 Jabber 인수 효과가 어떻게 드러날 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시스코가 텐드버그를 인수한 후 어떤 효과가 나타날지도 약 1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2010년 말이나 2011년 초면, 시스코에서 텐드버그 제품들이 어떻게 자리매김할 지도 알수 있을 것이며, 다른 UC 업체들이 Unified Collaboration으로 전환하기 위해 어떤 시도를 할지도 알수 있을 것입니다.
마치며
필자는 UC를 공부하는 많은 분들에게 영상이 앞으로 대세임을 여러번 강조해 왔습니다. 이제 UC를 시작하시거나 중금 엔진이어 단계에 계신 분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기술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다음 스텝은 무엇일지 고민해 본다면, 바로 Unified Collaboration을 위한 영상이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가늠할 수 있습니다. 시스코의 텐드버그 인수는 향후 2~3년 내에 무엇이 UC업계에 화두가 될지를 나타내주는 것입니다. IP Telephony와는 달리 아날로그적인 요소를 간과할 수 없습니다. 블로그의 “영상회의” 카테고리에서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어쩄든, 점점 네트워크 엔지니어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요즘입니다.
이 글을 쓰고 정리동안 시스코가 또 스타랜트를 인수했다고 합니다. 스타랜트는 UC를 하는 분들에게는 생소한 업체이지만, LTE 나 이동 통신망쪽의 분들에게는 꽤 유면한 회사라고 합니다. WiMax와 4G를 향한 시스코의 행보를 가늠해 볼 수 있는 M&A가 아닌가 합니다. 제가 4G 이야기 연재도 마감하지 못하고 있던 저에게 마감하라고 이런 M&A 기사가 났나 보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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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IEV #184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