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의 경쟁상대는 텔레프레즌스 회의 솔루션
오늘 오후 내내 업무가 손에 잡히지 않고 가슴이 답답합니다. 어제 과음으로 인해 속이 쓰리기도 하지만 국회에서 미디어법 등 4개 법안이 날치기로 통과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나라가 어디로 가는 것인지.명박 대통령님께서 오늘 한 잔하시겠고, 저도 오늘 한 잔하렵니다. 한 잔의 의미는 각자 다르겠지만 ……
개요
이번 글에서는 텔레프레즌스의 도입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ROI (Return of Investment) 부분을 짚어 보겠습니다. IT 관리자 분들은 가정이 정확하던 비정확하던 수치화된 자료를 필요로 하며, 도입 타당성을 검토하게 됩니다. ROI를 얘기하면, UC도 그렇지만 텔레프레즌스도 답이 애매하긴 마찬가지 인 듯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정확한 자료가 만들어지더라도 실제 수치화되지 못하는 부분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 수치화되지 못하는 부분 때문에 텔레프레즌스를 단순히 갑비싼 제품으로 치부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현재 텔레프레즌스를 도입한 많은 고객은 이러한 수치화되지 않는 부분에 더욱 무게 중심을 두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현재 텔레프레즌스를 도입한 약 10여개의 기업을 보면, 텔레프레즌스 회의 솔루션에 대한 사용률이 매우 높은 기업이 있는 가 하면, 생각과 달리 사용률이 저조한 곳도 있습니다. 이 글을 통해 출장비 감소라는 부분을 한 번 짚어 보겠습니다.
텔레프레즌스의 경쟁상대는 항공사
작년 말 금융 위기 이후 원격회의 시장은 그런 대로 선방한 분위기입니다. 국내에서는 텔레프레즌스 제품 도입이 주춤하였지만, 해외에서는 도입 기세가 식을 줄 모르고 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많이 도입하고 있습니다. 얼마전에 재미있는 기사가 하나 떴습니다. 아래 그림 및 링크를 따라가시면, 자세한 기사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economist.com/businessfinance/displaystory.cfm?story_id=14026904
텔레프레즌스의 도입 확대에 위협을 느낀 항공사들 중에 British Airway 라는 항공사에서 하버드 비지니스 리뷰(HBR)에 설문조사를 의뢰하여, 면대면 회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리포트를 만들어서 배포했다고 합니다. 처음 텔레프레즌스가 도입되었을 때, 고객분들에게 프리젠테이션을 하면서 가끔씩 “나이키의 경쟁상대는 아디다스가 아니라 닌텐도이며, 텔레프레즌스의 경쟁상대는 항공사이다”라는 말을 하였습니다. 이제는 현실로 다가오는 듯합니다. 항공사들이 위기를 느낀다는 것은 실제로 출장이 많이 감소하고 있으며, 면대면 회의만큼 효과가 크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기존 화상회의 시스템과 ROI
과거를 돌이켜 보면, 회의실형 화상회의 솔루션이나 개인형 웹 미팅 솔루션은 항상 자신들의 SD급 또는 HD급 영상회의 제품을 사용하면 출장을 감소하므로 도입 후 6개월이내에 투자비 회수가 가능하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했으며, 항공사들도 화상회의 시장을 경계하지도 않았습니다.
위의 그림처럼, 기존 화상회의 제품은 사용하기 불편하여, IT 관리자의 도움없이는 회의를 시작하기 어려웠습니다. 카메라를 조작해야 했고, 수십명이 앉아 있는 회의실을 카메라가 비추어 사람의 얼굴을 확인하는 것 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사용률은 떨어졌으며, 도입 후 6개월 이내에 화상회의 제품을 TV로 사용하는 기업이 많아졌습니다.
제가 적을 둔 회사들 모두 화상회의 제품이 구비되어 있었으나, 아무도 화상회의 제품의 존재를 몰랐고, 사용하는 법도 몰랐습니다. 여러분들도 한 번 회사를 둘러보면, 화상회의 제품 한 두개 씩은 회의실에 있을 것입니다. 간혹 월간 정기 회의 때나 IT 관리자의 도움을 받아서 사용하는 것이 고작일 것입니다. 물론, 몇몇 회사는 아주 잘 사용하는 곳도 있습니다. 어쨌든 대부분의 기업은 영상회의 솔루션 도입 후 출장비용을 줄이지 못했습니다
텔레프레즌스는 출장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가?
기존 화상회의 제품을 사용해 본 많은 IT 관리자들은 이런 질문을 자주합니다. 정말 난감한 질문입니다. 기존 화상회의 제품은 출장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도입한 것인데 왜 출장이 줄어들지 못했습니까? 라는 질문을 대신 드리고 싶습니다. 문제는 제품이 아니라 협업에 대한 기업 문화가 먼저 전제되어야 합니다. 근본적으로 협업 문화가 잘 정착된 회사의 경우에는 제품의 사용이 불편하더라도 기존의 SD급 또는 웹미팅 솔루션을 잘 쓰는 기업입니다.
텔레프레즌스는 업무의 패러다임으로 먼저 접근해야 합니다. 즉, 수치화되지 못하는 부분을 먼저 얘기하겠습니다. 기존의 전화로 하던 회의를 텔레프레즌스를 이용하므로 협업을 증대시키고, 직원간의 유대감이 높아집니다. 전화 통화처럼 사용하기 편리하기 때문에 많은 직원들이 사용하게 되어, 업무 형태가 음성 위주에서 영상 위주로 전환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굳이 만나지 않아도 그 만큼의 회의 효율성을 얻을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출장이 줄어들게 됩니다. 정리하면, 회의 문화가 잘 장착되고 기술의 도움을 통해 출장비용이 감소하게 됩니다.
처음 소개된 기사를 보시면 P&G의 사례가 나와 있습니다. P&G는 텔레프레즌스의 도입으로 15% ~ 25% 정도의 출장비용을 절감했다고 합니다. 단순히 퍼센트로만 놓고 본다면, 획기적으로 줄이지는 못했지만, 업무 패러다임이 음성에서 영상으로 전환하게 되어 업무 효율성의 저하없이 출장이 감소하게 된 것입니다. 글로벌 기업의 경우 이정도 비용 절감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출장 관련 이동 시간 때문에 업무를 보지 못하던 직원들이 이제는 지속적으로 업무를 볼 수 있으므로, 각 개인의 업무 생산선은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글로벌 기업의 경우 막대한 회선 비용이 발생하지만, 1080p 기반의 텔레프레즌스 제품을 도입합니다.
텔레프레즌스 회의 구축 및 유지 비용에 대해
텔레프레즌스를 도입할려는 많은 기업은 텔레프레즌스 장비의 단가 때문에 도입을 주저하지만, 실제는 장비 단가외에 다른 부분도 함께 고려되어야 합니다. 아래 그림을 보시면, 텔레프레즌스에 대한 TCO (Total Cost of Ownership, 총 소유 비용)를 그래프로 나타내었습니다. 실제 TCO를 살펴보면, 장비 24%, 회선 33%, 서비스 27%, 설치 및 인테리어 10% 입니다. 즉, 텔레프레즌스 도입 비용 가운데 매달 또는 매년 정기적으로 지출해야하는 회선 및 서비스 비용을 간과해서는 않됩니다. 그래서, 시스코와 같은 회사는 SP 회선 서비스 업체(AT&T, BT, Orange, KT)등과 연계하여 회선, 서비스, 장비를 함께 묶어서 하나의 패키지로 하여 기업에 공급합니다.
살펴보면 볼수록 비싸기만한 솔루션을 국내간 연결도 아닌 국제간 연결을 위주로 기업들이 많이 도입하고 있습니다. 이 기업이 바라보는 것은 출장비용 감소만을 바라보고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분명 출장비 절감이 확실히 기대되지만, 그 이외에 다른 무엇을 바라봅니다. 수치화된 자료로는 출장비 절감으로 텔레프레즌스 도입 비용을 상쇄시키는 데 몇년이 걸린다는 내용이 나오겠지만, 비수치화된 자료에는 더욱 더 중요한 내용이 있을 것입니다.
텔레프레즌스 출장비용 감소와 업무 패러다임의 변화
처음 질문인 텔레프레즌스로 출장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까? 라는 물음에 답을 드리자면, 기업의 업무의 성격이나 형태에 따라 틀리겠지만, 적어도 20% 정도는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비용 보다 더 큰 것이 바로 협업의 증대와 업무 생산성의 증가일 것입니다. ROI 도 중요하지만, 협업(Collaboration)을 통한 생산성 향상에 좀더 초점을 두어야 합니다.
”우리회사는 값비싼 1080p Full HD급 텔레프레즌스 회의 솔루션이 필요하지 않습니다”라는 말을 기업 IT 담당자들이자주합니다. 지금 우리는 새로운 기술을 통한 새로운 업무 방식이 도입되는 과도기에 있습니다. 매일 새로운 기술들이 선보이고 기업의 통신 담당자들은 항상 공부를 해야합니다. 그러나, IT 관리자 분들이 정말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어떤 기술이 우리회사에 도입되어야 하는가”라는 것보다 “우리회사의 향후 비젼이 구체화될 수 있는 기술이 무엇인가?” 라는 고민을 해야하지 않을까 합니다.
마치며
IT 투자가 단순한 비용으로 인식되지 않고, IT에 투자하여 전체적인 비용을 줄이고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투자로 인식되길 기대합니다.